[거북이부엌] 반찬나눔4회기, 이웃과 함께한 호박전과 진미채 반찬 만들기 

 

지난 달 반찬나눔 활동 기억하시나요?

거북이마을 주민들이 이웃 어르신들에게 간단한 초대 문구를 적어 반찬과 함께 전달했습니다.

그저 반찬만 주고받았을 때보다 훨씬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만든 반찬보다도 어르신들은 손 글씨로 정성스럽게 적힌 엽서에 감동하셨습니다.

직접 어르신 댁으로 찾아가 초대장과 반찬을 드리며 다음 활동을 기약하니 어르신들도 맛있게 잘 먹고 다음에 꼭 가겠다며 말씀해주셨습니다. 찾아와준 것에 고맙고, 초대장까지 갖추니 어르신들이 마을에서 어른대접 받았다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이웃 어르신들의 참여를 기대하며 반찬나눔 4회기를 준비했습니다.

활동 일 주일 전, 매 회기 반찬나눔을 도와주고 계신 석남3동 박종열 생활복지사 선생님께서

프로그램 소식을 접하고 어르신들에게 안내해주셨습니다.

반찬을 전해 받은 어르신들은 7월 반찬나눔 활동에 참여한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 장조림을 완성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에 진행될 반찬나눔은 결과보다

조리과정에서 어르신들과 주민 들이 자연스럽게 교제하는 것에 중점을 둡니다.   

      

본 활동의 목적은 ‘요리’ 그 자체에 있지 않고 ‘관계’에 있습 니다.

맛있고 근사하게 만드는 것보다 조금 어설프더라도 마을 사람들끼리 함께한다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한 해 동안 거북이 사업을 가까이에서 도와주셨던 김혜숙 총무님과 이매자 부녀회장님은 반찬 나눔 목적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두 분과 함께 반찬나눔에서 만들 음식 메뉴를 결정했고, 필요한 재료를 준비했습니다.

반찬나눔 4회기 때 만들 음식은 동태전과 진미채 볶음입니다.

한 달 동안 상할 걱정 없이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 반찬이면서, 어르신들과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만들 수 있는 메뉴로 딱 입니다.

    

 

활동 당일에는 김혜숙 총무님과 사전에 일찍 만나 반찬조리를 위한 역할을 나열해보고

그 중에서 어르신들과 주민들이 함께하기에 적합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했습니다.

제한된 시간 내에 두 가지 반찬을 모두 만들어야 했기에,

상대적으로 조리 과정이 복잡하지 않은 진미채 볶음은 음식 솜씨 좋으신 김미옥 통장님과 이매자 부녀회장님께서 맡아주시기로 하셨고,

나머지 주민들은 어르신들과 함께 모둠을 나누어 호박전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두 시에 가까워지자 어르신들도 한 분, 두 분 도착했습니다.

그 중 에서 남자 어르신 두 분이 가장 일찍 오셔서 재료 준비를 도와주셨 습니다.

어르신 중 한 분은 복지관에서만 뵙다가 마을에서 뵈니 더 반가웠습니다. 이어서 짝꿍 여자 어르신 두 분도 오셨습니다. 

 김혜숙 총무님께서 어르신 네 분께 오늘 만들 반찬 메뉴에 대해 다시 한 번 설명해주셨습니다.

어르신들을 위해 박종열 생활복지사 선생님도 활동에 함께 참여했습니다.

 

지난 반찬나눔 때 만들었던 불고기 이야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다 같이 반찬을 만들었습니다.

살림 솜씨에 능하신 여자 어르신 두 분과 박은순 주민님, 정호순 주민님은 야채를 다듬어 주셨습니다.

나머지 주민들과 남자 어르신들은 삼삼오오 모여 호박전 부쳤 습니다.

    

 
 

주민들이 호박에 부침가루 옷 입히고, 계란 물에 퐁당 넣은 후 후라이팬에 올려두면

남자 어르신들이 젓가락을 이용하여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질 수 있도록 뒤집었습니다.

하나하나 정성들여 뒤집는 모습을 보고, 얼마나 섬세하신지 모양도 깔끔하고 아주 예쁘다며 

이매자 부녀회장님이 곁에서 격려해주셨습니다. 권홍연 주민님은 사비로 사이다를 구매해 어르신들에게 나눠 드렸습니다.

남자 어르신들이 민망해하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함께 호박전을 만드는 주민들과 어르신들의 밝은 표정을 보며 마음을 놓았습니다.

    

 
 

지난 번 장조림 만들 때와는 달리 자연스럽게 어르신들과 주민들이 한데 어우러져 반찬을 만들었습니다.

카페 안에는 기름 냄새로 가득했고, 대화가 끊이질 않았습니다. 명절 분위기 난다며 좋아하시던 어르신들.

반찬을 모두 만들고 뒷정리까지 모두 함께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자기 몫 하나, 이웃과 나눌 몫 하나해서 저마다 두 손 가득 만든 반찬 들고 갔습니다.

반찬과 반찬 사이 인정이 마을에 두루 흐르겠죠? 만든 반찬은 반찬이 필요한 마을 이웃 8분께 전달되었습니다.


 

거북이마을 내 반찬 이웃을 돕기 위해 시작된 반찬나눔.

이웃과 인정을 지향하니, 처음에 반찬을 누구와 어떻게 나눌 것인지 고민 했고,

관계에 중점을 두어 한 단계씩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다음 달 마지막 활동도 오늘처럼 소박하게 마무리 하고 싶습니다.